
감독은 라희찬("박수칠 때 떠나라"에서는 조감독.)
주연은 정재영 이다.
tv에서 선전을 보면서 재밌다는 느낌을 받았고 보게 되었다.
아마도 장진과 정재영의 만남 때문 이었으리랴.
역시 영화는 내 기대를 실망시켜 주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흔하게 나오는 은행털이 사건.
다른 영화에서는 은행털이가 주가 아닌 부지만, 여기서는 주를 이룬다.
고지식하다고 해야 할지, 철두철미 하다고 해야 할지, 너무나 최선을 다하는 순경 정도만(정재영).
그를 범인으로 내세우고, 그를 잡아야 하는 경찰서장 이승우(손병호).
이게 만약 훈련이 아니고 실제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으로 보면 끔찍하다.
그래서 더 코믹스럽고, 웃으면서도 호탕한 웃음이 아닌 씁쓸한 웃음이 났다.
아마도 이런걸 블랙 코미디 라고 불러야 되지 않을까 싶다.
훈련과 실제의 묘한 경계감.
그 줄을 잘 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만약 그 줄을 잘못 타고 실제에 치우쳐졌다면 웃지 못했을 것이고,
훈련에 치우쳐졌다면 유치했을 것이다.
분명 정도만은 은행강도이다.
상황이 꼬이자 그는 살인을 했고, 강간도 했고, 경찰들도 죽였다.(물론, 훈련식.)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는 경찰서장인 이승우를 응원하지 않았고, 은행강도인 정도만을 응원했다.
그가 탈출하기를 내심 바래기 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건 그가 은행강도로 보이지 않았고,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인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경찰서장도 겉으로는 최선을 다하는척 보였지만, 그의 밑바닥에 감춰져 있는 본심 때문에 응원하지 않았다는 편이 맞겠다.
이게 훈련이 아닌 실제 였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서장을 응원했겠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이영은 참 귀여웠다.
범인은 잡히지 않을려고 노력하고, 형사들은 잡을려고 노력한다.
단서조차 흘리지 않을려고, 괜한 시비는 붙지 않을려고 하고, 범인들은 완벽범죄를 꿈꾼다.
하지만, 형사들은 그들(범인)도 인간이기에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작은 실수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 작은 실수, 작은 단서 하나를 잡기 위해 과학을 동원하고, 그래도 안 되면 잠복근무를 해서라도 범인을 잡으려고 노력한다.
갈수록 범죄는 지능화, 불특정 다수로 되어가고, 형사들은 여전히 몸으로 때운다.
총이라는 든든한 무기가 형사에게 지원이 되었지만, 아무나 쏴라고 주는 총이 아니다.
비록 범인이 돈,권력에 가리워진 두개의 얼굴을 가진 인물이 아니었지만,
형사들의 애환을 잘 그려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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